대림산업 임직원, 하청업체에 '갑질' 하다 적발…외제차·결혼축의금·접대비 등 뜯어내
대림산업 임직원, 하청업체에 '갑질' 하다 적발…외제차·결혼축의금·접대비 등 뜯어내
  • 승인 2018.03.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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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산업

[뉴스인사이드 홍세기 기자] 국내 도급순위 4위의 건설사인 대림산업의 임직원들이 하청업체를 상대로 수억원대의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자녀 결혼 축의금은 물론이고 자녀 대학 합격선물로 수천만원에 이르는 외제차를 요구하거나 수시로 접대비 등을 뜯어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 20일 대림산업 현장소장 백 모씨와 권 모씨를 구속하고 전 대표이사인 김 모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대림산업에 금품을 건넨 하청업체 대표도 배임증재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대림산업이 시공한 각종 건설사업과 관련해 하청업체 대표에게 6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박씨에게 토목공사 추가 수주 및 설계 변경을 통한 공사비 허위 증액 등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해 총 6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현장소장인 백 모씨는 발주처 감독관 접대비 명목으로 대학교에 입학한 딸에게 승용차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4600만원 상당의 BMW 외제 승용차를 받아 챙겼다.

대표이사를 지낸 김 씨는 아들 결혼 축의금으로 사전에 2000만 원이나 챙긴 다음 결혼식장에서 또 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박씨와 오랜 기간 일하면서 수십 차례에 걸쳐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청업체는 대림산업에서 시공한 하남미사 지구 택지조성 공사, 서남분뇨처리 현대화 공사, 상주-영천 민자고속도로 공사, 시화 상수도 공사 등에 참여한 바 있다.

경찰에서 하청업체 대표는 “갑의 위치에 있는 시공사 간부들이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공사에 트집을 잡거나 중간정산금 지급을 미루는 등 횡포를 부렸다”고 진술했다.

또 경찰은 “대형 건설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하도급업체들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을의 위치에 있는 하도급업체로서는 어쩔 수 없이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적폐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뉴스인사이드와의 통화에서 "현재 회사에 남은 직원은 5분이 있으며, 수사결과에 따라 회사에서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라고 전했다.